[앵커]
1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지난해 여름의 오송 지하차도 참사, 어느덧 열 달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복구 작업은 지난 달에야 시작됐는데요.
지금은 안전하게 바뀌었을까요?
김태우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7월 15일 침수로 1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규정보다 낮게 쌓은 흙 제방이 무너지면서 강물 6만 톤이 쏟아져 들어와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참사 후 10개월이 지난 지금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다시 가 봤습니다.
지하차도는 그날 이후 통행이 막힌 상태 그대롭니다.
넉달에 걸친 현장 조사와 더딘 예산 편성에 사고 9개월 만인 지난달에서야 복구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완전히 침수됐던 지하차도 내부 벽면은 사고 이전처럼 깨끗해졌지만, 녹슨 철문 등 곳곳에는 여전히 그날의 흔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미리 세워뒀다면 차량 진입을 막아 인명 피해를 줄였을 전광판과 차단시설도 지난달 말에야 설치됐습니다.
[이소민 / 충청북도도로관리사업소 안전관리팀장]
"침수심이 15cm이상일 때 현수막이 내려올 예정입니다."
지하차도에 갇혔을 때 손으로 잡고 탈출할 수 있는 안전봉은 아직 설치 전입니다.
사고 당시 함께 침수되며 무용지물이었던 배수펌프 발전기도 2미터 더 높여 재설치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비상용 발전기를 상용 전원과 붙여 놓아 지난해처럼 한꺼번에 방전돼 버릴 수도 있습니다.
[충북도청 관계자]
"만약에 시설물 안에 있으면 격벽을 설치하든 해서 분리해야 하는데,아예 옥외에 있어서 저희는 (높이) 인상만 하는 걸로…"
사고 후 불안과 불편은 고스란히 주민 몫입니다.
청주와 세종을 잇는 4km 길이의 관통로가 막히면서 주민들은 지난 열 달 동안 먼길을 돌아가야 했습니다.
[박인규 / 충북 청주시]
"전에는 5분 거리면 지금은 15분 넘게…"
[최현섭 / 충북 청주시]
"그냥 직진해서 (지하차도로) 가면 되는데, 그게 지금 막혀 있으니까…"
하천법 기준보다 78cm 낮게 쌓아 강물 범람의 원인이 됐던 미호천교 임시 제방은 그나마 보강을 마쳤습니다.
사고 이전 제방 높이는 29.74m였지만, 사고 이후에는 기준보다 24cm 높은 32.76m로 지어졌습니다.
애초에 법대로 했다면 참사는 없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내내 남습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